탐색 여행자의 회고록
Life Jae Hee Lee Life Jae Hee Lee

탐색 여행자의 회고록

나는 질문을 너무 사랑했던 사람이었지만, 모든 질문이 ‘답’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는 걸 배웠다. 때로는 질문 자체로 충분했고, 그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태도 속에서 삶은 조금씩 선명해졌다. 어쩌면 진리는, 지식이나 논리의 언어가 아니라 이미 충분하다는 감각, 감사, 긍정과 신뢰의 언어로만 조용히 전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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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마음으로 보는 세계
Note Jae Hee Lee Note Jae Hee Lee

이윽고, 마음으로 보는 세계

그 순간, 당신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깨끗한 그릇이 된다. 그리고 그제야 ‘진짜’가 하나둘씩 담기기 시작한다. 세상의 모든 진심이 담긴 예술이 당신의 것이 되고, 당신이 내뿜는 모든 것도 진심이 담긴 예술이 되어간다. 어설프든 정교하든, 진심을 지닌 이들이 마음의 눈에 또렷이 들어오고, ‘척’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기계적인 에너지 그저 대화의 리듬을 위한 피상적인 대화들도 자연스럽게 읽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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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체크무늬의 기억
Life Jae Hee Lee Life Jae Hee Lee

파란 체크무늬의 기억

퀘벡 몬트리올에서의 중학생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파란 체크무늬 교복이다. 내 어린 시절의 무대였던 Villa Maria 학교는, 마치 고풍스러운 프랑스 소설의 한 장면 같았다. 지어진 지 200년이 넘은 팔라디오 양식의 회색 돌 본관은 겨울의 날카로운 햇살 아래 은은하게 빛났고, 그 뒤편에 자리 잡은 신축 건물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하게 서 있었다. 두 건물을 이어주는 통로를 매일 지나칠 때마다, 나는 마치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문을 통과하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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