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현재만을 생각하고 살기

오롯이 현재만을 생각하고 살기

오롯이 현재만을 생각하고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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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퇴사 이후에 생긴 일

작년 10월 말 퇴사하고나서 다양한 일들이 있었다. 퇴사한 다음 날부터 오래 키우던 강아지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간수치도 키운 이래로 처음 보는 수치를 보고, 하지 않던 쉬 실수를 해서 너무 불안했다. 퇴사 이후에 고려했던 계획들도 자연스럽게 강아지 몸 상태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모두 변경됐다. 갑작스럽게 이런 일이 생기니 심적으로 안 힘들었다고하면 거짓말이고 우울감이 꽤 지속됐다.

내리 한달을 방문한 동물 병원

약 한 달동안 동물 병원의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여 매일 강아지를 맡겼다. 그 사이에 해야할 일들을 처리하고 수액을 다 맞았을 시간인 저녁 시간이 되면 병원에 방문하여 다시 픽업하고 이 사이클을 반복했다. 그리고 앞으로 병원올 일이 더 잦아질 수 있을 것 같아서 후다닥 운전 면허를 땃던 것 같다. 머리로는 여러 번 생각해본 일임에도 키우는 반려견이 아프다는 건 생각 이상으로 더 괴롭고 지난하다. 그리고 사랑하는 대상의 죽음이 새삼 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그 상황이 벌어졌을 때에 대한 두려움이 자연스레 커졌다. 멀지 않을 수 있지만 아직 생기지도 않은 두려움에 자꾸 사로잡히다 보니 이 감정이 어디서 오는 건지 궁금해졌다. 걱정이라는 건 항상 다른 얼굴로 찾아왔던 것 같다.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가능성과 기대에 대해 열어두고 바라본다. 모든 일에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가능성에서도 명과 암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일상에서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걱정이 머릿 속에 방문하곤 하는데 보통은 과거에 발생했던 사건이나 미래에 생길법한, 그럴듯한 일들이 비집고 올라오기에 이걸 내가 통제하려고 하거나 잊어버리려고 할 수록 오히려 크기만 비대하게 부풀어서 썩 도움이 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질 때의 패턴

이 상황에서 선택한 방법은 과거와 미래를 막연히 가능성만 놓고 모두 열어두고 생각하기보다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일만 온전히 생각하고 몰입하기였다. 회사를 다닐 때에도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자주 적용했던 방식이었는데 까마득하게 잊고 있다가 2023년에 작성한 회고 일기를 보고 떠올랐다. 인간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이 다시 생각나기도 했다.

지금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해서 하나씩 해결해나가다 보면, 끝지점에 도달했을 때 뒤를 돌아봤을 때는 사라지지 않을 것만 같던 일들도 대부분은 잘 마무리되어 있다. 물론 예상했던 기분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일정 부분은 수용하고 그 시점에 맞춰 해결하면 된다. 만약 지금 걱정하는 일이 미래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선의 일이라면 지금 해두면 좋지만,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인 걱정까지 당장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예를 들어 텃밭에 야채를 기른다고 해보면 토마토에 물도 주고, 상추에 벌레 안 생기게 챙기느라 정신이 없는데, 갑자기 오이가 시들었다고 "아, 진짜 재능 없는건가…다 때려치우자" 하고 좌절해버리면, 정작 남은 작물들까지 제대로 돌보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에 빠져버리고

애초에 베테랑이 아닌 이상 처음에는 오이도 죽고, 가지도 죽고, 잡초랑 싸우느라 하루가 다 갈 것이다. 그런 실패는 어찌보면 당연한 과정이다. 그래서 그저 오늘 내 텃밭에서 잘 자라고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하면 된다. 지금의 상태를 확인하고 잘 살아나가는 것이 다음 계절의 수확으로 이어질테니까말이다. 결국 묵묵히 꾸준하게 자기 갈 길을 가면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

쉬는 기간동안은 다른 생각없이 강아지의 건강을 챙기는 것에만 원없이 집중했다. 반려견도 내 마음을 이해해줬는지 한 달이란 시간 이후 비교적 빠른 속도로 호전되어 상태가 많이 좋아졌고, 식사도 직접 만드는 화식으로 바뀌었다. 맛있게 먹어줄 때마다 대견하고 앞으로도 더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이 때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액션이었다고 생각하고, 후회가 없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거와 미래를 보았을 때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

기간동안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건 만약 내가 회사 일로 인해서 당장의 케어가 쉽지 않았더라면 다니면서도 계속 불편한 마음으로 안절 부절했을 것이고, 모든 것이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온전히 강아지의 건강 상태를 케어하는데 신경쓸 수 있어서 감사했다. 매기가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세상을 더 알아갔으면 좋겠다.

© 2026 Jaehee Shin.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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