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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2025년 4월 7일, 토스뱅크에 Tools Product Designer로 입사했다. 정말 오랜만에 회사를 찾아나서려니 어떤 곳에 가야하나 고민이 많았다. 회사가 정해지는 과정까지 여러 차례 면접을 보면서 생각보다 결이 맞는 조직을 찾는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몸소 느꼈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회사들과 커피챗도 진행하고, 실제로 지원까지 이어져 면접까지 이어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회사에 입사하여 새로운 도메인의 제품을 맡고 있다는 것도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이직이라는건 내가 머무는 환경이 달라지는 일이니 설레면서도 여간 어렵다고 느꼈다. 이로서 벌써 3번째 회사를 오게된 상황인데 새 회사를 결정하는데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 기록을 남겨두고자 한다.
어떤 조직을 가야할까?
이전 조직은 HR 도메인을 다루는 제품이었고, 제품 내에서 다양한 분야들을 경험해보기 좋았었다. 팀의 높은 제품 기준과 동료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나도 그들처럼 잘할 수 있을까?"를 옆에서 직접 보고 느끼며 다닐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운과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는 개인의 업무적 역량에 대해서 성장 욕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자부하는데 이러한 상태에서 나에게 플렉스는 정말 좋은 양분이 될 수 있었던 회사였다. 하지만, 4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한 도메인 안에서 고민하고 만들다보니 다른 제품 도메인도 궁금하다란 생각도 점점 더 커졌다. 그래서 실제로 쉬는 기간동안 다음 회사에 대한 기준이 필요함을 느끼고 정리부터 해보았던 것 같다.
(1)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메인
(2) 과거에 겪었던 조직들보다도 규모가 큰 회사 or 초기 스타트업
(3) 디자인 {팀, 챕터}가 있는 조직 / 문화가 구축된 조직
(4) 돈을 버는 제품
위 기준들을 단순히 줄지어 모두 AND 조건으로 적용하면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2번에서 ‘초기 스타트업’을 선택한 경우, 그 다음 기준인 3번과 4번은 충족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번의 선택지에 따라 3번·4번은 필수 조건이 아니라 ‘옵션값’으로 취급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둥지 찾기
대한민국엔 정말 많은 회사들이 존재한다. 기준은 정해졌고 그러면 회사는 어떻게 톺아봐야할까? 먼저 자기가 관심있었던 회사들과 이전에 재직 당시에 관심이 있었던 회사를 포함하여 정리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한 벌 정리해보면 지원해볼만한 회사들이 몇몇 눈에 들어올 수 있을텐데 슬프게도 채용 시장의 분위기나 선호하는 도메인에 따라 지원하고 싶은 회사가 없을 수도 있다. 그 회사들이 커피챗을 진행하는 회사인지, 공고가 올라온 상태인지 유무 체크를 해본다.
나의 경우엔 바로 지원하는 타입보단 커피챗을 사전에 진행할 수 있는 회사라면 진행했었다. 안 할 이유가 없기도 했고, 서로 좋은 얘기만 꺼낼 확률이 높지만 회사의 분위기나 일하는 방식을 아주 간접적으로라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도 이 방식을 추천하곤 했다. 실제로 커피챗을 진행한 이후에 업무적으로 맞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까지 가지 않았던 회사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오히려 회사 입장에서도, 지원자 입장에서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1) 제품의 퀄리티가 좋거나 (2) 일잘러 동료 or 업계의 잘하는 시니어가 현재 일하고 있거나, 과거에 일했던 회사들을 알아보는 방법도 존재한다. 어떠한 식으로든 개인의 검증은 필요하겠지만 이 방법은 꽤나 유효하게 동작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커피챗을 진행하고나면 어떤 회사를 지원해야할지 본인의 감이라는게 형성될 것이다.
선택의 순간
당시 여러 회사와 커피챗 및 인터뷰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선택지가 생겼다. 각 회사별로 매력적인 지점을 갖고 있었지만, 동시에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이 가운데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건 "어디에 내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납득할 수 있게 써볼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했었다. 그래서 위에서 정한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고민했을 때, 가장 호감도가 높았던 회사가 2곳이었는데 채용 절차와 소요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잘 준비하면 좋을 듯 하다. 화자인 나의 경우, 이 시점에 실수가 있었던터라 민망한 순간이 존재했는데 이 글을 읽는 타인이나 미래의 나는 다시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입사 후 느낀 것들
디자이너 규모도 약 1X명→약 3X명 규모로 늘고, 회사 전체 인원도 1XX명 →약 7XX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만드는 제품의 도메인, 사용하는 Tool, 도메인 모두 달라졌다. 나를 제외한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달라졌기 때문에 설레임이 조금 더 컸다. 실제로 입사하고나서 느낀 것은 조직의 규모가 크다보니 소통하는 대상 자체도 이전 회사 대비 많아진 것 같다고 느꼈다.
입사한 후의 3개월은 속한 팀의 금융 상품에 대한 복잡도가 높아서 학습하는데 애를 썼다. 물론, 현재 진행형이고 나중에 뼈가 되고 살이 된다는 마음으로 공부하면 좋다. 이 과정에서 주변 동료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제품의 상태도 약 2~3년간 빠르게 살을 붙여나가다보니 잘 구조화되어있던 상황은 아니였던터라 더 어려웠었는데 의도인지, 의도가 아닌지, 버그인지, 버그가 아닌지에 대해서 확인이 쉽지 않았다. 결론적으론 경험적으로 의도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건 의도 전달이 실패한 것이기에 재고가 필요하다.
초반에 헤매면서 메이커 분들을 통해서 제품의 히스토리도 듣고, 유저 인터뷰도 진행해보고, IA를 정리해보았을 때 재사용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부터 개선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판단됐다. 무엇보다 이 구조를 개선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공감대 형성과 소통 비용이 적지 않았어서 더 쉽지 않았는데 이 과정에서 신뢰 비용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다시금 떠올랐다.
좋아하는 일
변화한 환경에선 One to Two보단 Zero to One을 만드는 경험이 재밌다는 부분을 다시 확인했다. Zero to One은 제품의 비즈니스적으로 잘 사용할 수 있을지, 기본적인 검증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구조적 설계보단 실험적으로 빠르게 설계하고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만 만들다보면 제품을 확장적으로 살을 붙여나가기 어려워진다. 유사한 제품마다 동일하게 필요한 기능을 여러 번 설계하는 비용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지고, 비용은 비용대로 올라가기 때문에 눈두덩이처럼 문제가 불어난다. 그래서 현 시점이 공통화를 하기에 더욱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싫어하는 일
나는 맥락의 부재를 생각보다 훨씬 더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일에는 늘 맥락이 있다. 문제를 풀려면 인과 관계를 이해하고 그 상황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맥락이 흐릿한 채로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같은 질문을 반복하게 된다. '이건 왜 이렇게 되어 있을까?' 그 답을 찾지 못하면 추측 위에 추측이 쌓이기 시작한다.
좋은 디자인은 좋은 이해에서 나오는 것 같다.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만든 해법은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결국 다음 사람에게 또 다른 맥락의 부재를 물려주게 된다. 그래서 내가 맡은 제품에서는 적어도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두고싶지 않다.내가 내린 결정의 이유가 다음 사람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소소한 생각
이직하기 전에 의도적으로 쉼을 가졌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새로 입사한 회사는 일하는 것 외에 신경쓸 것들이 정말 거의 없다.
조직에 적응하는 것에 있어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은 필수적이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당연함보단 감사함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비효율의 숙달화는 정말 무섭다. 늘 경계하고, 또 경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