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 여행자의 회고록
Life Jae Hee Lee Life Jae Hee Lee

탐색 여행자의 회고록

나는 질문을 너무 사랑했던 사람이었지만, 모든 질문이 ‘답’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는 걸 배웠다. 때로는 질문 자체로 충분했고, 그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태도 속에서 삶은 조금씩 선명해졌다. 어쩌면 진리는, 지식이나 논리의 언어가 아니라 이미 충분하다는 감각, 감사, 긍정과 신뢰의 언어로만 조용히 전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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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체크무늬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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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체크무늬의 기억

퀘벡 몬트리올에서의 중학생 시절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파란 체크무늬 교복이다. 내 어린 시절의 무대였던 Villa Maria 학교는 어느 고풍스러운 프랑스 소설의 한 장면 같았다. 지어진 지 200년이 넘은 팔라디오 양식의 회색 돌 본관은 겨울의 날카로운 햇살 아래 은은하게 빛났고, 그 뒷편에 자리 잡은 신축 건물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하게 서 있었다. 두 건물을 이어주는 통로를 매일 지나칠 때마다 나는 마치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문을 통과하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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